기독교인이 되기 전에 있었던, 신석구 목사의 심중전

신석구 목사는 평산 신씨로 그가 태어난 곳은 현 미원면 금관리이다. 신석구 목사는 일찍이 서당훈장으로 유학을 가르치던 전형적인 선비 집안 출신으로 독실한 유교신봉자였다. 그는 유교의 가르침에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거기에 개인과 민족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보았다. 그런 그에게 그의 나이 서른셋이 되던 해 고향 친구 김진우가 전도를 하였는데, 서양귀신을 섬기는 기독교는 사교라고 일언지하에 거절하였다. 그러나 그 친구 또한 끈질기게 찾아와 종교토론을 벌렸다. 이에 그는 기독교를 배척하더라도 알고 나서 배척하자는 생각에 신약성경을 사서 읽기 시작하였다.
그러다 그는 과연 유교는 완전한가? 기독교와 유교, 둘 중 어느 종교가 더 완전한가를 생각하면서 자문자답형태로 종교간 심중 전을 벌였다.

“유교의 목적이 무엇인가?”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다.”
“수신제가 하였는가?”
“간혹 하였다.”
“치국평천하 하였는가?”
“못하였다.”

이 대목에 이르러 실패한 유교의 현실에 눈 뜨고 실패 원인을 찾는다. 그러면서도

“유교 자체가 잘못되어서가 아니다. 유교의 가르침을 실천하지 못함이 문제다.”
그렇게 생각한 후, 주변의 예수쟁이들을 보았다.
술주정뱅이에다 싸움꾼, 게으름뱅이가 예수 믿은 지 몇 달 만에 딴 사람 되어 술 끊고 열심히 농사 지으며 전도하러 다닌다. 수신(修身)이 된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매일 싸우던 집안이 평온해졌다. 제가(齊家)를 이룬 것이다.
예수교 전하러 다니는 선교사 나라를 보니 하나같이 강대국이다. 치국(治國)을 잘한 것이다.
지금 이런 예수교 국가가 전 세계를 호령하니 평천하(平天下)를 이룬 셈이다.
결국 공자의 가르침인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이룬 것은 유교가 아니라 기독교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유교에서 사람 되지 못한 것을 예수교에서 사람 되게 하였으니 무슨 묘수가 있다. 어느 종교든 막론하고 사람 되게 하는 것이 참된 도가 아닌가? 가령 지금 공자님이 계셔서 자기가 아무리 가르쳐도 아니 되는 사람이 다른 선생에게 가서 사람이 된다면 즐겨 그리 보낼 것이 아닌가. 만일 다른 사람에게 간다고 시기 한다면 공자님이 아닐 것이다.”

유교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 찼던 신석구 목사의 개종은 이렇게 이루어졌다.

공자를 통해 예수를 만난 것이다. 그는 참으로 나라를 구원하려면 예수를 믿어야 하고, 나라를 구원하려면 잃어버린 국민을 찾아야 하는데, 기독교를 믿어 새 사람이 되는 것, 그 자체를 ‘잃어버린 국민 찾기’로 해석하였다.

그는 잃은 사람 찾는 것이 국권회복의 지름길이라는 신념을 가지게 되었다. 그의 나라와 민족을 일치시킨 신앙은 여기에서 출발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