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지역의 3.1운동과 기독교
전순동(15. 3. 1, 오후 3시, 충북연회주관 삼일절기념식, 우암산 삼일공원에서)

1. 문제의 제기 – 역사를 외면해서야

우리가 잊고 살아가는 중요한 문제가 있다. 그것은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질문이다.
그런데 나는 누구인가 하는 질문은 나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살아가는 역사적인 존재라는 말이고,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것은 역사 속에 어떤 의미를 가지고 어떤 가치를 발현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 하는 말이 된다. 이것은 곧 우리는 역사적인 존재이고 우리의 삶의 과정은 역사 속에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역사는 중요하다. 성경에서는 역사를 중하게 여겨, 기억하라 기억하라고 한다.

“옛날을 기억하라 역대의 연대를 생각하라 네 아비에게 물으라 그가 네게 설명할 것이요 네 어른들에게 물으라 그들이 네게 이르리로다.”(신 32:7.)

여호수아는 4장에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요단강을 무사히 건넌 직후, 여리고 동쪽 길갈에 진을 칠 때, 여호수아가 요단에서 가져온 열두 돌을 가지고 기념비를 세우게 하였다. 후일에 자손들이 “이 돌들이 무슨 뜻인가요?”하고 묻거든  “이스라엘이 마른 땅을 밟고 이 요단을 건넜다”는 것을 알게 하라는 것이었다. 이렇게 함으로써 “여호와의 손이 강하신 것을 알게 하고, 하나님 여호와를 항상 경외하도록” 하였다. 
청주가 낳은 대 역사학자 단재 신채호 선생(1880-1936)도 “영토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있어도 역사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고 했다.

2010년 2월 달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조사 발표한 적이 있다. 당시 교총이 전국 초ㆍ중ㆍ고교생 3,919명을 대상으로 3⋅1절에 관한 학생 의식을 조사하면서 ‘3ㆍ1절을 어떤 날로 알고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해 ‘독립운동을 기념하기 위한 날’이라는 정확한 설명을 고른 학생은 59.1%에 불과했다고 한다. 나머지 40.9%는 ‘식민지배에서 벗어난 날을 기념하는 날’ ‘애국선열을 추모하는 날’ ‘헌법 제정⋅공포를 기념하는 날’ 등 부정확한 답변과 ‘모르겠다(5.1%)’로 응답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청소년 10명중 4명은 3⋅1절도 모르는, 이른바 ‘역사를 망각한 세대’라고 해도 과언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알아야 한다. 삼일운동 거사의 중심에 기독교인들이 앞장섰다는 사실을, 33인 민족대표 중 16명이 기독교지도자들이었다는 것, 당시 인구의 1%도 채 되지 않은 소수 기독교인이 이런 엄청난 일을 하였다는 것, 그러기에 가장 피해와 희생을 많이 당한 곳이 교회였고 기독교인들이었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오늘은 96주년 되는 삼일절 기념일이다, 3.1운동의 키워드는 우리 민족 각계각층에서 남녀노소 연령 종교 이념 지역을 초월해 일본의 압제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벌인 범 민족적 독립운동이다.

일제의 침략에 대한 의병운동, 민족 계몽 운동, 국내외의 항일 운동 등 이전의 모든 민족운동이 3.1운동에 합류해 흘러들어갔다가, 이후의 모든 민족운동이 바로 3.1운동에서 흘러나왔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정통성도 이 삼일운동으로 인한 상해 임시정부에 연원(淵源)을 두고 있다는 데서 이 삼일운동은 역사상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인 삼일운동에서 기독교가 구심적 역할을 담당하였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교회의 조직망은 전국 대중 운동의 통로 역할을 담당하면서 민족 독립 운동의 에너지를 공급했다.
그렇다면 충북 지방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나고 있었는가? 기독교인들이 3.1운동의 준비 단계와 시위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동하였으며, 그것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이것들을 공유하는 일은 곧 이 지방, 이 민족을 향하신 하나님의 섭리의 역사를 되새기며 기독교 복음이 사회에 외연(外延)되어 사회 문화 발전에 얼마나 커다란 견인차 역할을 해 왔는가를 이해하는 일이 될 것이다.